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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등장?...항우울제 무반응 환자, '아산화질소'로 빠른 회복
웃음 가스로 잘 알려진 아산화질소가 주요우울장애와 약물 저항성 우울증 환자의 증상을 단시간 내에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구팀은 총 247명을 대상으로 한 7개의 임상시험을 분석해, 임상 환경에서 흡입하는 아산화질소가 수 시간 내 우울 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은 만큼, 빠르게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prisma 기준에 따라 수행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진행된 7개의 임상시험과 4개의 프로토콜 논문을 포함해 총 11편을 검토했다. 대상자는 총 247명의 성인 환자로, 주요우울장애(mdd), 치료저항성 우울증(trd), 양극성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아산화질소는 임상 환경에서 25% 또는 50% 농도로 흡입 치료 형태로 투여됐으며, 일부 연구는 단회 투여, 일부는 여러 차례 반복 투여 방식으로 진행됐다.
메타분석 결과, 50% 농도의 아산화질소를 1회 흡입했을 때 다음과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 2시간 후 우울 증상 점수가 평균 2.74점 감소(95% ci -4.72~-0.76, p=0.007)
• 24시간 후 3.32점 감소(95% ci -5.09~-1.55, p<0.0001)
1주 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반복 치료를 시행한 연구에서는 효과가 더 오래 유지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어지러움, 두통 등이 있었으나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 특히 25% 농도가 50% 농도보다 더 잘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산화질소가 글루탐산(nmda) 수용체를 조절해 마취제인 케타민과 유사한 방식으로 빠른 항우울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임상시험들은 단기 효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향후 지속 효과·최적 용량·장기 안전성 등을 규명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는 특히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키란프리트 길(kiranpreet gill) 버밍엄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항우울제가 절반 가까운 환자에게 효과가 없는 상황에서, 아산화질소는 빠르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호전을 보여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반복적이고 신중한 투여 전략을 통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fast depression relief? nitrous oxide shows remarkable potential: 아산화질소의 빠른 항우울 효과 가능성)는 지난 11월 학술지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게재됐다.